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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첫인상은 언제나 틀린다

Woogear 2020. 5. 1. 21:52

사람을 처음 만나면 첫인상이라는 것이 생긴다. 

그 사람의 생김새, 목소리, 말투 등 겉으로 보여지는 것들을 통해 내가 스스로 판단하고 만들어내는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다. 어떤 사람은 첫인상이 좋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면 그러한 첫인상은 사람을 알아갈수록 더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을 일정기간 알고 지내다 보면 실제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바뀌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첫인상은 첫인상이었을 뿐 계속 유지되는 경우는 없다. 최근에 이런 사실이 참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과 1년 전에 만났던 사람에 대한 첫인상만 가지고 그 사람에 대한 분석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1년 여를 알고 지낸 지금, 그 때의 첫인상이 상당히 부정확했음을 느낀다. 사실 그 사람에 대한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1년 정도를 알고 지내다 보니 그때는 몰랐던 그 사람의 여러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변한 것이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지금 내가 가진 그 사람에 대한 인상도 결국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옛 말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사람의 속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은 만고불변의 법칙인가보다. 어떤 사람을 향해 내가 가진 인상이 좋건 나쁘건 그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나의 판단이고 단편적인 해석일 뿐이다. 

 

아내와 2년을 연애하고 결혼했다. 그리고 같이 산 지도 2년이 되어간다. 아내에 대한 첫인상도 물론 지금 내가 아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상당히 다르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결국 그럼 아내에 대한 지금의 내 해석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인가? 우습지만 사실이다. 아내야말로 평생 동안 알아가야 할 존재인지도 모른다. 

 

최근에 읽은 책 <타인의 해석>의 결론처럼, 누군가를 섣불리 해석하려는 시도는 지혜롭지 못한 것 같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누군가를 대할 때 항상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겠다.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이 결코 전부가 아니다. 보이는 것 너머에 언제나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겸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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