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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기 전에(요약)

이 글을 적는 이유는 혹시라도 누군가 이 글을 보고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자세히 적고자 한다. 본론에 앞서 요약을 적는 이유는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아이가 통잠을 자게 되었는지 먼저 간단히 밝혀서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조리원에서 책 한 권을 읽고 우리 부부는 수면교육을 통해 아이가 일찍부터 통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후 8주차 때부터 수면교육을 시작했고 단 이틀만에 아이가 8시간이상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이후로 보통 저녁 8시부터 잠에 들어 평균 7~9시간 정도를 잤다. 이때부터 우리 부부는 저녁 시간에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자유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10시간 정도를 잔다)

 

그러나 우리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수한 것이 있는데, 아이를 재울 때 쪽쪽이(공갈젖꼭지)를 사용한 것이다. 매일 쪽쪽이를 물려서 재웠더니만 이제는 아이가 쪽쪽이 없이는 잠에 들지 못했다. 우리가 쪽쪽이 셔틀이 되었다는 말이다. 낮잠을 잘 때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7월 이후  더워서 그런지 매일 새벽 3시 정도에 아이가 끙끙대기 시작했다(잠에서 완전히 깬 상태는 아니지만 뭔가 불편한 듯 신음소리를 냈다). 이 불쌍한 소리에 깬 우리 둘 중에 한 명이 일어나서 살며시 안아 토닥여주어야 진정이 되었다. 잠에서 완전히 깬 경우엔 역시 쪽쪽이를 물려줘야 다시 잤다. 이게 매일 반복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아이가 쪽쪽이 없이 잘 수 있도록 다시 수면교욱을 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자료를 찾아보았다.

 

두 번째 수면교육에 앞서 방의 온도를 25~26도로 먼저 낮췄다. 수면교육 첫 날 아이가 40분 정도를 울다가 잠에 들었다. 무조건 울린게 아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그 다음날은 10분, 그리고 그 다음날은 5분. 그리고 나흘째 되는 날은 울지 않고 잠에 들었다(지금 생각해도 무지 놀랍다). 생후 13주차가 된 지금 우리 아이는 매일 저녁 8시 정도에 잠에 들어 다음날 7시 정도에 깬다. 아침 첫 수유 후 다시 2시간 정도를 더 잔다. 참고로 우리 아이의 몸무게는 현재 7.2kg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이가 잠만 잘 자도 육아가 훨씬 쉬워진다는걸 우리 부부는 몸소 체험하고 있다. 단 두 권의 책을 읽고 실천에 옮긴 결과다.

 

*위 단락에 조금 덧붙이고자 한다. 그 뒤로 조금씩 울다 자는 날도 종종 있었는데 보통 5~10분 내외정도였다. 점차 아이가 스스로 자는 법에 더 잘 적응해가는 것을 느낀다.

 


 

생후 8주차에 시작된 통잠 = 기적?

아내가 만삭일 때 주변의 여러 아이 키우는 부모들로부터 아이가 태어나면 무지막지한 고생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실제로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도 주변에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고생이 많다는 위로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우리 부부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비결은 바로 아이의 통잠에 있다.

 

이 시기 육아가 힘든 이유는 다른게 아니다. 부모의 잠이 부족한 것이 주 원인이다. 밤에도 어김없이 아이를 먹여야하기 때문이다. 잠만 충분히 잘 수 있다면 육아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지 않을까?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 아이는 생후 8주차때부터 8시간 이상 자기 시작했고 13주차인 지금은 10시간 이상 깨지 않고 자고 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한 달 전부터 8시 이후에 자유시간을 가지며 저녁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그리고 출산 전과 거의 다름 없는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있다.

 

이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전에는 내게 육아는 기대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그러나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잠이 부족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다. 그만큼 잠의 부족을 가장 걱정했다. 그리고 저녁시간에 자기계발을 할 수 없다면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지금처럼 아이가 긴 시간을 깨지 않고 자고 있다는 사실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그런데 정말 기적이 일어난 걸까? 그렇지 않다. 단지 두 권의 책을 읽고 적용했을 뿐이다.

 

 

첫 책, 프랑스 아이처럼

출산이 다가오면서 나는 평소 관심이 있던 프랑스 육아와 관련된 서적을 읽어보고 싶었다. 프랑스 부모들은 우리나라 부모들에 비해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훨씬 적다는 말을 어느 다큐멘터리를 통해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의 비결을 알고 싶었다. 신림의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른 어느 날 아내가 책을 골라왔다. 파멜라 드러커맨의 <프랑스 아이처럼>이라는 책이었다. 구매하고 읽지는 못하고 있다가 출산 후 조리원에서 며칠만에 읽어버렸다. 재미도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신세계를 본 것 처럼 흥분한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프랑스 사람들이 왜 육아 스트레스가 적은지 이해가 되었다.

 

책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정말 많았지만 여기서는 수면교육에 대한 부분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특히 이 책이 신뢰가 간 부분은 저자가 프랑스에 사는 미국인이라는 점이었는데, 이방인의 관점에서 여러 프랑스 부모들을 인터뷰하고 연구한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의 육아 철학을 자주 비교하곤 하는데, 저자가 밝힌 미국의 육아 분위기가 의외로 한국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입장에서도 프랑스 사람들의 육아 철학은 신세계 발견과 다름 없었다.

 

수면에 대한 내용은 책의 4장 <밤새 잘자는 아기들>에 나온다. 앞 부분에서 저자를 포함해 프랑스에서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영어권 부모들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떤 아이는 생후 1년 동안 단 하룻밤도 4시간 이상 자지 않았다고 하는데 영어권 부모에게는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고 한다. 반면 프랑스 부모들은 늦어도 생후 4개월 안에는 수면교육을 마치고 아기들이 12시간 이상 통잠을 잔다고 한다. 만약 4개월이 걸렸다면 상당히 늦은 축에 속하고 보통은 2개월 정도면 통잠 잔다고 한다. 저자의 첫 아이가 생후 2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 주변 프랑스인들로 부터 "아이가 밤새 잘 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정말 다르지 않은가?

 

"미국에서는 밤새 못자는 아기들의 얘기를 찾기 쉬운 것처럼, 프랑스에서는 끝내주게 잘 자는 아기들의 얘기를 쉽사리 찾을 수 있었다." - 65p
"프랑스 부모들은 밤에 깨어나는 것은 초기의 아주 일시적인 현상일 뿐, 아기의 특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65p
갓 태어난 신생아는 스스로 수면 사이클을 연결할 수 없다. 그러나 약 2~3개월이면 그 방법을 터득한다. 물론 당연히 배울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만 그렇다." - 73p

 

프랑스 육아의 핵심은 아이가 스스로 터득하도록 기다리고 도와준다는 것에 있다. 수면교육도 마찬가지다. 아이에게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자는 법을 배우도록 부모가 기회를 주고 이끄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프랑스에서는 일부의 아기들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아기들이 일찍부터 통잠을 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미국인인 저자의 아이들도 이 방식을 따른 뒤에는 마찬가지로 이른 시기에 통잠을 잤다. 그러니까 유전자나 인종과 상관없이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생각보다 일찍 모든 아기가 통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수면교육이라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낮과 밤을 구분하도록 도와주기

전문가에 의하면 아기는 생후 7주부터는 멜라토닌을 생성하기 때문에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아기들도 성인처럼 밤에는 깨지 않고 쭉 잘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아기가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를 인식하기 쉽도록 부모가 도와줄 필요가 있다.

 

낮에는 아이가 있는 공간을 최대한 밝게 해준다. 낮잠을 자더라도 어둡게 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밤에는 아이가 자는 공간을 어둡게 해준다. 때문에 가급적 아기가 밤에 자는 공간은 부모의 생활 공간(거실)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좋다. 멜라토닌이 잘 생성되려면 낮 동안 아이가 햇빛에 노출되고 밤에는 어두워야 하기 때문이다. 낮 동안 생성된 멜라토닌은 빛이 없는 저녁 시간에 왕성하게 분비 된다고 한다.

 

낮에는 여러 일상 생활로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기의 낮잠을 방해할까봐 말소리를 낮추거나 의도적으로 조용하게 생활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가 조용한 환경에서만 잠 자는 것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에는 아기가 자더라도 일상의 소음은 자연스럽게 허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이가 낮에는 조금 시끄러워도 잘 잘 수 있다. 대신 우리 부부는 밤에 아이를 재울때는 잠을 자도록 돕는 백색 소음(파도소리) 외에는 대체적으로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아이가 깊이 오래 자도록 돕기 위해서다.

 

잠들기 전 수면의식

아기가 잠들기 전에 일종의 의식을 만들어 아이 스스로 이제 곧 잘 시간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우리 부부는 저녁식사 후 7시에서 8시 사이에 수면의식을 시작하는데 아래와 같다.

목욕 -> 마지막 수유 -> 잠자기 전 인사-> 눕히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때로 과정 중 일부를 생략하는 것은 괜찮지만 순서를 바꾸면 안된다는 것이다. 일관성이 깨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위의 과정을 계속 반복해서 경험하면서 이제 곧 자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일관성이 없다면 그렇게 되기 어렵다. '잠자기 전 인사'는 우리 아내가 모유 수유를 한 후에 아이에게 기도를 해주기도 하고 사랑의 말을 속삭여주기도 하는 단계이다. 아기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고 그렇게 하고 있다.

 

밤에는 가급적 안아주지 않기

8시에 재우더라도 중간에 깨거나 잠에 든 상태로 칭얼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되도록이면 아이를 안아서 달래지 않고 스스로 다시 잠들도록 도와준다. 깨지 않았다면 개입하지 않고 깨더라도 조용히 속삭여주는 정도만 한다.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싶은 경우에는 당연히 안아준다. 하지만 사소한 반응에도 항상 안아서 아이를 달랜다면 결국 아이는 부모가 안아줘야만 진정하는 습관이 형성될 것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 7월 들어 더위 탓인지 새벽 3시 정도에 항상 끙끙대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딱해 매번 아이를 살며시 안아서 진정시키고 다시 눕히길 매일 반복했다. 그러나 매일 그렇게 할 수 없어 방법을 바꿨다. 방의 온도를 낮춰서 서늘하게 만들고 아이가 소리를 내더라도 안아주지 않았다. 그 뒤로는 아이가 알아서 다시 잠에 들고 있다.

 

밤 중 수유를 하지않기

인터넷에서 1년 가까이 밤중 수유(밤수)를 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나중에는 결국 아이 스스로 밤수를 끊겠지만, 사실 너무 힘든 일이다. 전문가에 의하면 아이가 태어난 직후 한 달 정도 까지는 아이가 원할 때마다 먹여야 하지만 그 이후로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즉 밤수 없이 통잠을 자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밤수를 꾸준히 하는 것도 아이에게 습관을 형성시킨다는 것이다. 즉 아이는 밤 동안 안먹어도 되는데 계속 먹이다보니 먹어야만 하는 아이가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8주차 이후로 밤수를 안하고 있지만 잘 먹고 잘 크고 있다.  밤 중 수유를 끊는 것이 여러모로 걱정된다면 하정훈 선생님의 영상(링크)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 책, 똑게육아

위 방식만으로도 우리 아이는 사실상 통잠을 잤다. 그러나 요약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아이는 쪽쪽이가 없으면 잠을 못자고 칭얼댔다. 낮에는 크게 힘들지 않았지만, 문제는 새벽에 깼을 때였다. 새벽 한 가운데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뜨고 아이가 잘 때까지 쪽쪽이를 물려야 했다. 쪽쪽이 셔틀의 비애였다. 한 번 물면 바로 잠 드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계속 뱉고 칭얼거리면 다시 물리길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에 잠에 들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 새벽마다 매일 반복되니 너무 힘들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쪽쪽이 사용에 별로 거부감이 없었는데,  이 일 이후로는 끊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지인 추천으로 사놓고 읽지 않고 있던 이 책을 꺼내는 계기였다.

 

내가 정독한 부분은 <Chapter1 아기가 잠만 잘 자도, 육아가 행복해진다> 부분이다. 이 챕터에서는 수면교육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빠르지만 울리기부터 오래 걸리지만 최대한 덜 울리기 등 울리기 강도에 따른 방법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 나는 빠른 방법을 택했다. 아이가 계속 울면 부모가 잠깐 들어가서 말로만 안심을 시켜주는 방법인데, 부모가 개입하는 간격을 점차 늘려간다. 5분, 15분 40분 이런식으로 말이다. 중간에 한 번 울음소리가 정점을 치는데, 가만히 있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울음소리를 1분도 못듣고 개입하길 선택한다고 한다.  지금은 아이가 울고 있지만 결국 아이가 스스로 자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고, 그것이 우리 부부와 아이 모두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길이라고 믿었다. 우리 아이는 첫날 40분 정도 울다 잠들었다. 쉽지 않았지만 두 책에 등장하는 아래의 글귀들을 보고 확신을 가지고 기다린 결과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서 울음이 수반된 수면교육을 한 영아들을 대상으로 10년이 지난 후 정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정서적으로 전혀 문제없었다. 특히 엄마의 정신건강은 수면교육을 하지 않은 엄마에 비해서 월등히 좋았다. - ⟪똑게육아, 69p⟫
그동안 찾아 읽어본 연구문헌들에 의하면, 아기가 잠을 잘 못자면 엄마의 우울증이나 가족기능의 저하 같은 간접적 영향 또한 주게 된다. 반면 아이가 잠을 잘 자면 부모의 결혼생활이 좋아지고 좋은 부모, 스트레스가 적은 부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 ⟪프랑스아이처럼, 79p⟫ 

 

둘째날은 10분을 울다가 잠들었다. 셋째날은 5분을 울었고, 넷째날은 울지 않고 잠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기하고 감사하다. 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서 이 방법이 쉽게 통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에 따라, 그리고 부모의 성향에 따라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으니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첫날 새벽 3시 정도에 여느때처럼 아이가 끙끙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다가가서 확인해보니 완전히 깬 상태는 아니었다. 더워서 그런건가 싶어 살며시 등을 만져보았지만 땀을 많이 흘리지도 않았다. 이번에도 아이가 스스로 다시 잠들도록 개입하지 않았다. 10분 정도가 지나자 조용해졌다. 그렇게 아이는 8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 11시간 정도를 잤다.

 

잠깐 멈추기가 필요한 다른 이유는 '아이들은 약 2시간 정도 지속되는 수면 사이클 사이사이에 깬다'는 사실 때문이다. 아이가 이 사이를 연결시키는 법을 터득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 칭얼대거나 우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 때마다 부모가 곧바로 뛰어들어 아기를 달래준다면, 아기 스스로 수면 사이클을 연결시키는 법을 배울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각 사이클 말미마다 어른이 찾아와 달래줘야만 다시 잠이 들도록 '길들여지는' 것이다. - ⟪프랑스 아이처럼, 73p⟫

 

맺으며

이 과정을 겪으면서 프랑스 부모들이 육아 효능감이 높은 이유를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아기가 심하게 울면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아이가 우는 모습이 너무 불쌍하기도 하고 이러다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 부모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아이는 부모의 믿음대로 스스로 잠 자는 법을 터득하고 우리에게 금쪽같은 자유시간을 선물해줬다. 우리가 확신을 가지고 아이를 믿어주는 만큼 이렇게 어린 아이도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이 프랑스 부모가 덜 스트레스 받으면서 아이를 키우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우리 부부는 이런 생각을 한다. '만약 아이가 통잠을 자지 않았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도 나는 우리가 읽은 두 권의 책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방법들을 알아도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에 수면교육이라고 검색하면 정말 많은 정보들이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일관되고 통일된 방법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만약 부모가 큰 틀에서 수면교육 방법을 정하지 못하고 이 방법 저 방법 사이에서 우왕좌왕한다면  어떤 방법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심지어 어떤 정보들은 서로 상반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혼란을 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프랑스에는 나라 전체에 일관되고 공통된 육아 철학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것이 한 편으로 프랑스 부모들이 힘들이지 않고 쉽게 육아를 시작하는 중요한 비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신뢰할 만 하고 검증된 정보를 먼저 얻는게 중요하고, 그 방식을 따르기로 결심했다면 다른 이야기에는 무심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부간에 충분한 대화와 두 사람 모두의 확신이 필요하다. 한 사람만 확신이 없어도 실천하기 어렵다. 고비는 아이의 울음이 절정에 달할 때 온다.

 

우리 부부는 요즘 저녁마다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있다. 교대로 나가서 운동을 하고 오고, 집에서는 공부를 하고 있다. 오히려 아이가 태어나기 전보다 더 이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다.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들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