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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Woogear 2021. 6. 22. 22:22

아내가 입덧도 하지 않았고 너무나 건강했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나을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예측불허. 출산 예정일을 2주 앞두고 아내가 새벽부터 진통을 하기 시작했다.

 

새벽 내내 진통이 멈추지 않아 아침이 되어서 병원으로 갔다. 태변으로 인해 응급 수술을 해야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겁이 났다. 아내는 울었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티내지 않고 걱정말라며 아내를 진정시켰고 마음 속으로 하나님께서 아내와 아이를 지켜주시길 기도했다. 아내가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가볍게 안아주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대기실에 혼자 앉아 계속 기도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가족들과 교회 식구들에게 상황을 전하고 기도를 부탁했다.

 

아내가 수술실에 들어간지 30분 만에 나지막히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 선생님이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2021년 4월 25일 오전 10시 16분,  우리의 첫 아이가 2.9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감사했다.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봤을 때의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감격스럽고 신비롭고 감사하고 울컥하는 마음이 뒤섞여있었다.

 

다시 30분 정도가 지나서야 아내가 이동침대에 뉘인채 수술실에서 나왔고 함께 병실로 이동했다. 아직 마취에서 덜깬 아내가 물었다. "아기 봤어?"라고 물었다. "응, 봤어. 너무 신기해." 아내는 자기가 잠에 든 사이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놀라워했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아내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었다. 우리는 이 모든 상황이 낯설고도 신기하고 행복했다.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하루에 세 번 아이 면회가 가능했다. 유리창 넘어 작은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는 정말 조그마했다. 자면서 배냇짓을 하는 얼굴에 보조개가 보였다. 당연하겠지만 처음에는 저 낯선 아이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양가 부모님들도 아이를 너무 보고싶어하셨다.

 

제왕절개를 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5일, 그리고 조리원에서 14일을 보내고 집으로 왔다. 집에 온 첫날 아이가 울었을 때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울면 무조건 배고픈줄 알고 먹였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이의 몸무게가 급속도로 늘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이가 태어난지 벌써 59일째다. 태어났을 때 몸무게의 2배를 넘어서 이제는 제법 묵직하다(장하다 우리 아들). 아이는 여전히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고작 60일이 지났지만 사이 아이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목격하고 있다. 머지않아 옹알이를 하고 기어다니고 걷고 말을 것이다. 모든 순간 순간이 소중하다. 아이가 어떤 아이로 자라게 될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될지 기대가 되고 궁금하다나는 우리 아이가 무엇보다도 이웃을 존중하고 사랑할  아는 용감한, 그리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커가길 바란다.

 

아들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