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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번역한 글을 포스팅한다. 미국인이 쓴 글이지만 내성적(내향적)인 사람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왜 그토록 피곤해지는지에 대한 통찰력이 국적과 상관없이 공감이 되는 것 같다.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받아들이는 자극이 훨씬 많다. 컴퓨터로 따지면 CPU의 처리량이 많은 것이다. 그로 인해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원제: Why Socializing Drains Introvers More Than Extroverts?

저자: Jenn Granneman ("The Secret Lives of Introverts"의 저자)

 

Why Socializing Drains Introverts More Than Extroverts

The introvert’s way isn't about chasing rewards, but about seeking meaning.

www.psychologytoday.com

토요일 저녁에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 술집(Bar)으 걸어간다고 상상해보자.

이 술집은 사람들로 붐빈다.  무대 위에서는 밴드가 열정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고,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맥주 잔을 들고 이야기하고 있다.

매우 소란스러운 곳이다.

 

먼저 외향적인 사람부터 살펴보자.

그는 지금 매우 들떠있다. 그를 자극하는 요소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매력적이고 낯선 사람들, 그리고 친구들이 있고 그는 모든 상황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

그는 곧바고 친구들이 모인 곳으로 걸어가서 그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맥주를 시킨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상황을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다.

그는 잠시 멈춰 서서 공간을  둘러보며 하나 하나 관찰한다.

그러고 나서 그는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조용히 가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볼 때까지 말을 아낀다.

그에게는 이러한 왁자지껄한 상황이 조금은 버겁다. 그러나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 속으로 되내인다.

'지금은 즐길 시간이라구.'

 

그리고 그는 상황을 즐긴다. 아주 잠깐 동안만.

맥주를 마시며 오랜만에 만난 대학 친구들과 이야기도 한다.

심지어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춤도 춘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않는다. 그는 곧 피곤함을 느낀다.

잠깐 낮잠을 자면 회복할 있을 정도의 피곤함이 아니라, 그야말로 녹초가 된다.

그의 정신은 흐리멍텅해진다. 말을 내뱉는 조차 어려워진다.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에게 내향성 숙취(introvert hangover) 찾아온 것이다.

  • 내향성 숙취: 내향적인 사람이 과도한 자극을 경험한 뒤에 찾아오는 육체적인 극심한 피로감

 

그는 외향적인 사람을 바라본다. 그는 방금 만난듯한 명의 여성들과 술을 들이키고 있다.

그에게는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다. 오히려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들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교모임에서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피곤해지는걸까?

 

물론 지금 제시한 상황은 극단적인 예라고 있다.

모든 외향적인 사람들이 주말마다 파티로 보내지 않으며, 모든 내향적인 사람들이 이야기 속의 사람같이 행동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두 때로는 내향적으로, 때로는 외향적으로 행동한다.

분석 심리학의 창시자 융에 의하면 순수한 내향성이나 순수한 외향성 같은 것은 없다.

우리 모두는 양 극단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사교 활동은 실제로 모두를 지치게 만든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모든 실험 참가자들이 사교 활동을 시작한 3시간 부터는 피곤함을 호소했다고 보고했다.

놀랍게도 이러한 증상이 성향의 사람들 모두에게 해당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당연한 것이, 사교활동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당신이 이야기하거나, 남의 말을 들으며 귀를 기울일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향 간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는데, 차이는 우리가 보상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와 관련이 있다. 여기서 보상이란 매력적인 사람으로부터 전화번호를 얻어내는 일이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 직장에서의 승진 같은 것들을 의미한다.

 

내가 (내향적인 사람들의 비밀스런 삶) 집필하는 동안 만난 전문가들에 의하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도파민의 보상 체계가 더욱 활발하다고 한다.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도파민은 뇌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제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도파민 보상 체계가 더욱 활발하다는 것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보상의 가능성에 더욱 동기부여되고 흥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외향적인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과도 적극적으로 대화하거나 바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있는 것이다.

 

물론 내향적인 사람들도 사람들과의 관계나 먹을 , 그리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외향적인 사람들이 추구하는 만큼의 관심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차이이다.

 

도파민 보상 체계가 활발하다는 것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는 시끌벅적한 상황이나 활동 같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극이 그들에게는 고통스럽거나 피곤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서 소개한 상황에서 내향적인 사람이 과자극을 경험하고나서  극도의 피곤함을 느꼈는지를 설명해 준다.

 

보상에 관심 갖는 것은 나쁜 것인가?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만큼 보상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쁜 것인가? 그렇다고 없다. 우리는 주변에서 파티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혹독한 대가를 치룬 친구나 일중독이 되어 건강도 잃고 관계도 잃는 친구를 적이 있다. 이들은 보상을 열심히 쫓는 사람들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부에서 보상을 찾는 대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단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로 하나의 주제를 파고들기도 한다.

일을 선택할 때도 그들은 단순히 돈이 되는 일보다는 사명을 추구한다.

그들은 인간관계에서도 마음이 열결되어 통하는 깊이 있는 친밀함을 원한다.

 

그렇다고 외향적인 사람들이 모두 얄팍한 관계를 가지고 내향적인 사람들만이 깊이있는 관계 추구한다는 말이 아니다. 흑백논리처럼 단순화시킬 수는 없다. 때로는 외향적인 사람들도 조용하고 본직적인 보상을 추구하고, 내향적인 사람들도 때로는 지위, , 인기나 다른 외적인 보상들을 추구한다. 나는 건강하고 성공적인 삶은 가지 성향을 모두 균형있게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무엇이 그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에너지를 주느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항상 혼자하는 쇼핑 여행, 친구와의 의미있는 대화, 좋은 책을 끝까지 읽기 혹은 예술로 자신을 표현하기 등의 절제된 활동들이라고 답했다. 만약 그들의 도파민 보상 체계가 활발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이러한 활동에 몰두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보상을 따르기 보다는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고 아내는 외향적인 사람이다. 실제로 우리 두 사람이 여러 사람을 만나는 일에 대한 반응이 극명히 다른 것을 신기하게 느낄 때가 많다. 아내는 사람들 속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동안 에너지를 얻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반면 나는 그런 모임 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지치게 된다.

 

내향적인 사람이 사교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훈련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 모임을 즐길 수 있다. 내가 알기로는 빌게이츠도 그랬다고 한다. 살면서 사교활동은 필요한 일이다. 자신의 내향적 특성을 잘 이해한다면 지혜롭게 약속을 잡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분배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는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분위기를 주도하고 리더십있고 자신감 넘치는 친구들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 성격이 좋다. 왜냐하면 나의 이러한 성격에도 여러 장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내향적인 사람들은 관찰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남들이 못보고 지나친 풍경, 누군가의 표정들을 잘 캐치한다. 나 또한 그렇다. 그리고 세심하다.

 

뛰어나고 유명한 사람 중에도 내향적인 사람이 상당히 많다. 의외로 영화배우 중에 내향적인 사람이 많다. 사업가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는 내향적인 성격이 단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욱 강점이 될 수 있다. 내 성격이 가진 장점을 이해하고 그것을 키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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